"공주마마, 부디 뜻을 거두소서."
벌써 사흘째 아침을 맞이하는 새벽이었다. 양옆에서 들려오는 간절한 청에도 불구하고, 여인은 앉은 자리에서 굳어버린 듯 꿈쩍도 하지 않았다. 비록 봄비에 흠뻑 젖었으나 여전히 기품이 넘치고 단호한 모습이었다. 아직 어린 나이라곤 믿을 수 없는 강단이었다. 총명한 눈빛은 깜박임도 잊은 채 굳게 닫힌 조원전을 바라보고 있었다.
"황권의 남용이 부끄럽지도 않소! 지금 당장 능멸을 멈추시오!"
다시금 호통이 이어졌다. 전보다 훨씬 매서워진 말투였다. 그러나 돌아오는 답은 커녕 빗소리만이 가득했고, 신하들의 한숨 소리가 길어졌다. 그때였다. 사흘간 미동도 않던 공주는 자리에서 일어나 우측에 무릎을 꿇고 있던 호위무사의 검을 빼 들었다. 모든 일은 모두가 말릴 틈도 없이 삽시간에 벌어졌다. 조원전의 문이 열리고, 비어 있는 왕좌 앞에서 사흘간 술판을 벌이다 잠들어 있던 당나라 사신들의 목이 잘려 나갔다. 연회에 강제로 동원되어 수모를 겪던 화랑들도 공주의 등장과 함께 일제히 검을 들었다. 공주의 손에 들린 검에는 가장 많은 피가 묻어 있었다.
이제 그 칼끝은 포승줄에 묶인 두 명의 사신들을 향했다.
"지금부터 들은 바를 똑바로 전하라. 신라 왕실은 더 이상 부재하지 않는다. 왕실은 황국의 유린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그에 걸맞은 예우를 다해야 할 것이다."
칼끝이 포승줄을 끊자, 사신들은 벌벌 떨며 예를 갖추고 도망치듯 물러났다. 공주가 고개를 들자, 조원전 안의 모든 사람이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 월성에 동이 트자, 새 군주가 피어났다.
⭐ 음악 없이 듣기
46:13 ~
봄비가 내리는 아침, 연못이 딸린 공주의 처소, 휴식을 마다하고 서재에 드는 공주의 발소리, 책과 문서를 숙독하며 입으로 읊조리는 소리, 작은 화로에 놓인 따뜻한 꽃차로 몸을 녹이는 소리...
※위 글은 신라시대를 배경으로 구성한 픽션입니다.
*관련 문의가 많아 덧붙입니다.
위 글은 원작이 없는 순수창작물이며
복사 및 배포는 불가합니다.
🌙 나비잠 여러분!
많은 요청이 있었던 '공주 공부법' 영상의 2탄,
한국사를 배경으로 한 입체음향을 업로드합니다.
10만명 기념 영상에 남겨주신 댓글들을 살펴보고 있어요!
입체음향 영상과는 별개로
Q&A 영상을 제작하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따뜻한 관심과 응원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 음악소리가 작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어,
평소에 비해 배경음을 줄여 보았어요.
모든 분들의 취향을 반영할 수는 없겠지만!
소중한 피드백을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영상 소재 추천하러 가기
https://youtu.be/gZWu0cfCO6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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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Credit
- Traveling through fields by Max H
- Free by Runar Blesvik
#나비잠전용 #한국사 #공주공부법
https://www.youtube.com/embed/foKRfuiMyqY
Hoyat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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