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미국 의사를 만나서 계속 체크하는 과정에서 당뇨약 먹고, 인슐린주사를 주길래 1년 정도는 괜찮았어요. 그러다가 인슐린주사를 도저히 못하겠더라고 요. 그래서 6개월간 인슐린주사를 끊었어요. 그랬더니 증상이 심해지면서 또 대 상포진이 오더라고요. 살은 계속 빠지기 시작했고요. 15kg가 빠지면서 다시 3개 월 되니까 20kg 이상이 빠지게 되더라고요. 평소 60kg였던 체중이 40kg까지 빠지게 되었어요.”
3개월 만에 무려 20kg까지 살이 빠진 권운자씨. 누가 봐도 달라진 외모에 몸과 마음은 점점 지쳐갔다고 한다. 이런 모습을 보이기 싫어 한국에 올 때도 가족에 게 연락조차 하지 않게 되었다. 그러다가 5년 만에 고향에 살고 있는 친 언니를 만나게 되면서 권운자씨의 인생은 달라지게 되었다.
“저는 권순자의 첫째 언니 권영자에요. 순자가 오랜만에 한국에 왔는데 처음 봤 을 때 너무 놀랬어요. 진짜 사람 같지 않았어요. 너무 막 말랐고, ‘아휴, 왜 이렇 게 말랐니? 어쩌면 좋니? 세상에나!” 제가 너무 놀래서 이 말만 했어요. 밥을 차 려줘도 먹을 수가 있어야죠. 먹지를 못해요. 조금만 먹어도 당 오른다고요”
혈당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마음대로 음식을 섭취하지 못해 악순환의 연속이 었다는 권운자씨.당뇨약도 소용이 없었다. 권운자씨의 첫째 언니는 상처를 받을 까봐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이대로 동생을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죽기 일 보 직전의 동생을 지켜본 언니의 결단!
“비행기 안에서 한국에 올 때도 훨체어를 타고 왔어요. 제가 ‘세상에나! 어떻게 하려고 그러냐고, 만약에 이대로 미국에 돌아가면 무슨 일이 생길 줄 아느냐고…’ 그랬어요. ‘지금 나랑 같이 인슐린펌프 치료를 하자. 같이 병원에 가자.’ 그랬어 요. 미국에서도 못 고쳐 가지고 왔는데, 한국에서는 고쳐야지 않겠냐고 그랬어 요. 나랑 같이 인슐린펌프 치료 하러 병원에 가자고 엄청 타일렀어요.”
방법을 바꾸고 난 후 권운자씨에게는 한달도 되지 않아 놀라운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지금 제 현재 식전 혈당수치가 122mg/dl이에요. 기분이 너무 좋죠. ‘아, 내가 살았구나’라는 생각을 해요. 어떤 분은 인슐린펌프 덕분에 몸에서 인슐린이 나 오기 시작해서 기계를 더 이상 착용하지 않는 분도 계시다고 하더라고요. 이런 이야기를 들으니깐, 저도 그럴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어요. 무엇보다 당뇨 증상과 혈당수치에 대한 스트레스 없이 일상 생활을 할 수 있어 너무 기뻐요.”
권운자씨의 눈에 띈 변화는 바로 식사. 그 동안 늘 혈당 관리에 대한 스트레스로 식사 시간만큼 괴로울 때가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한국에서 되찾은 식욕. ‘지금 까지 어떻게 참아 왔을까’ 옆에서 식사 모습을 지켜보던 큰 언니는 흐뭇하면서도 마음이 안쓰럽다고 했다.
“반찬을 싹싹 다 비우도록 아주 잘 먹어요. 간혹 너무 많이 먹나 하고 걱정을 하는 것 같아 보이면 제가 그래요. ‘인슐린펌프 치료가 있는데 왜 안 먹냐고요.’ 마음껏 먹을 수 있는데, 먹어야죠.”
큰 언니의 손맛과 동생의 입맛으로 싹 비워진 밥 한 공기. 인슐린펌프 치료로 치료 방법을 바 꾼지 이제 3주차. 걱정스럽기만 했던 권운자씨의 체중에도 변화가 있을까?
“딱 51kg이에요. 아침에 재보고 너무 놀랬어요. 60kg 체중에서 3개월만에 20kg가 빠졌으 나 인슐린펌프 덕분에 다시 살이 쪄서 지금은 51kg이에요.”
권운자씨의 큰 언니 권영자씨는 이런 동생의 변화가 너무나 놀랍다.
“정말 놀라워요. 제가 옆에서 지켜봤잖아요. 얼마나 좋아요. 운동 하는 것만 봐도 좋고, 정말 좋아죽겠어요. 곧 미국으로 먼 길을 가는 동생이지만, 인슐린펌프 덕분에 이젠 걱정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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